삼양홀딩스, 바이오사업 인적분할…‘지주사 디스카운트’ 해소 나선다
삼양홀딩스, 바이오사업 인적분할…‘지주사 디스카운트’ 해소 나선다
  • 최원봉 기자
  • 승인 2025.06.1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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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바이오팜 신설…분할기일 11월 1일, 같은 달 24일 유가증권시장 재상장
의약바이오 부문, 우수 포트폴리오∙성과에도 지주사에 속해 있어 가치평가 낮게 받아
기업분할로 선택적 투자 기회 제공 및 직접적 가치 평가 가능…주주가치 제고 노려
삼양디스커버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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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홀딩스가 의약바이오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 ‘삼양바이오팜’을 설립한다고 5월 30일 발표했다. 분할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며, 신설회사는 11월 24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에 따라 신설회사 주식을 동일한 비율로 배정받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는 단순한 사업 재편을 넘어, 주주가치 훼손 없이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하고 그간 삼양홀딩스가 안고 있던 구조적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본격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인적분할 소식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발표 다음 거래일인 6월 2일 종가는 전일 대비 7.21% 상승했으며 이튿날에는 10.41% 오른 87,000원에 마감됐다. 거래량 역시 평소 대비 급증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지주회사 구조 속에서 가려졌던 ‘바이오 성장성’]

삼양홀딩스는 식품·화학·의약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을 지배하는 지주회사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랜 기간 ‘지주사 디스카운트(지주회사 저평가)’에 시달려 왔다. 특히, 의약바이오 부문은 세포독성항암제, 의료용 생분해성 봉합사, 유전자 치료제 전달체 등에서 성과를 거두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해당 사업부의 가치는 지주사 전체 기업가치에 통합되면서 실질적 수익성이나 미래 성장성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왔다.

이번 인적분할은 이러한 왜곡을 바로잡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투자자들이 각 사업의 가치를 별도로 평가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또한 '인적분할' 방식을 통해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에 따라 신설 법인인 삼양바이오팜의 주식을 동일한 비율로 배정받게 되면서, 기존 지분이 희석되지 않고 두 개의 상장사 지분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주주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확대되고 자산가치도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상장하면, 해당 사업의 실적과 R&D 성과가 주가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가 된다”며 “지주사 내부에서 저평가되던 핵심 자산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분할을 통해 각 사의 경영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자본시장에서의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는 선택적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 입장에서는 전략적 자원 배분이 더 정밀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주가 리레이팅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이번 분할을 기점으로 삼양홀딩스와 삼양바이오팜 모두 ‘리레이팅(재평가)’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이오 부문이 지주회사 내에 있을 때는 고성장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입장에서 그 가치를 개별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독립 상장을 통해 해당 사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주가에 직접 반영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되면서 삼양홀딩스는 보다 순수한 지주사로서 할인 요소를 해소할 수 있고, 삼양바이오팜은 바이오섹터의 투자심리 회복과 함께 개별 상장사의 성장 스토리를 새로 써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바이오 부문이 독립되면 시장 내에서 섹터별 비교가 가능해지고, 글로벌 바이오기업과 유사한 밸류에이션 프레임이 적용될 수 있다"며 향후 주가 재평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적분할이 숨은 진주를 시장에 드러내고, 삼양그룹 전반의 주주가치 개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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